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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한국 현대 판화 전시가 열리고 있는 파리 세르누치 미술관 - 마엘 벨렉 학예실장과 김명남 교수와의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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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4-05-21 08:03 조회 1,86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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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 19일부터 6 9일까지 파리의 동아시아 미술관인 세르누치(Cernuschi) 미술관에서 한국 현대 판화 컬렉션전이 열리고 있다.

미술관내 상설 전시장인 회화실에서 1, 2부로 나누어서 전시되고 있는데, 1부는 3월 19일부터, 2부는 4월 29일부터 6 9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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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남 교수(좌)와 마엘 벨렉 학예실장(우) 세르누치 미술관 한국 현대 판화 전에서


파리 세르누치 미술관은 많은 양의 동아시아 불상과 불교미술품을 소장하고 있고 동아시아 미술작품 전시로 유명하다.

파리광장은 지난 5 15() 한국 현대 판화 전시가 열리고 있는 파리 세르누치 미술관에서 마엘 벨렉(Mael Bellec)학예실장과 이번 전시를 가능하게 한 베르사이유 미술 대학의 김명남 교수를 만나 지금 전시 중인 한국 현대 목판화 컬렉션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지난 2022년에 김포문화재단과  베르사이유 시의 기획으로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과 베르사이유 미술대학에서 전시되었던 한불 현대 목판화전의 일부 작품들이다.  


한국 판화 작가들의 작품 기증으로 이루어진 전시

당시 세르누치의 마엘 벨렉(Mael Bellec) 학예실장은 문화원의 2022한불 현대 목판화 전시를 보고, 전시 총감독을 맡았던 작가이자, 베르사이유 미술대학의 김명남 교수에게 기증 요청을 했다. 이에 김교수가 작가들과 협의 끝에 2024년에 기증 작품들을 세르누치 미술관에서 전시를 할 것을 약속 받고 한국 판화 38점을 기증하게 된 것이다.

작품을 기증한 목판화 작가는 총 18명으로 김상구, 홍선웅, 강행복, 안정민, 김희경, 김억, 임영재, 손기환, 정혜진, 박영근, 송숙남, 이경희, 배남경, 민경아, 김희진, 정승원, 이언정, 김명남 작가이다. 1부 전시는 임영재, 안정민, 민경아, 이언정, 김명남, 이성자, 정현 작가가 참여했고, 2부 전시 참가 작가는 김상구, 배남경, 홍선웅, 이경희, 김억, 김희경 등이다.

2회에 걸쳐서 전시를 해도, 공간 관계로 모든 기증 작가의 참여가 어려웠던 점에 대해 마엘 벨렉 학예실장은 양해를 구했고, 향후 기회를 봐서 전시를 기획할  것이라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판화 수 십 점과 아카이브 700여점을 기증한 홍선웅 작가는  ‘’ 이응노 화백이 생전에 세르누치 미술관의 동양미술 아카데미에서 20년간 수업을 한 인연으로 그의 작품 100점을 기증한 것을 알고 나서 당시 파리에서 전시 중이던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시암리 초소>, <산다화>, <모악도첩>, <제주4.3진혼가> 4점을 선뜻 기증할 수 있었다 ‘’고 말한다.

세르누치 미술관의 한국 현대판화 전시는 모두 목판화 작품들이다. 지금은 목판화가 동판화, 석판화 등 다른 판화들과는 구별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판화하면 목판화였다. 그만큼 동서양에서 목판화는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김명남 교수는 한국은 특히 ‘’통일신라 시대 때 만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742) 목판본을 보유하고 있고,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한국의 직지심체요절(1377)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이렇게 한국의 인쇄 문화는 오랜 역사를 지니며  현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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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전시에서

세르누치 미술관의 한국현대목판화전은 전통적인 목판화의 판각기법과 함께 목판의 재료적 특성을 살린 다양한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1부 전시는 임영재, 안정민, 민경아, 이언정, 김명남, 이성자, 정현 작가의 작품들로 꾸몄는데, 이 중 이성자와 정현의 작품은 본래 소장되어 있던 작품이다.

마엘 벨렉 학예실장과 김명남 교수를 만나기 위해 2부가 전시되고 있는 세르누치 미술관 회화실을 찾았다. 들어서는 순간  칼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고목의 반추상적 이미지를 화면 가득 구성하고 있는 김상구 작가와 차를 마시는 인물과 다구, 산다화(동백)와 매화 등 차생활의 모습을 주제로 한 홍선웅 작가의 작품들이었다. 이 두 작가는 자작나무 무늬목 베니아판을 사용하며 각법이 거칠고 먹색의 강한 톤이 화면을 강하게 이끌어 내는 것이 특색이다.       

빨간 동백을 주제로 세로로 판각한 김억과, 마블링과 눈목판화를 결합시킨 이경희의 판화 그리고 김희경, 배남경 작가의 판화들이 주변에 배치되어 있었다. 

마엘 벨렉 학예실장과 김명남 교수와 함께 2부 전시를 본 이후 벨렉 학예실장 사무실에서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명남 교수는 현재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국제 판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오는 7월에는 110명의 국내외 판화가가 참가하는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의 총감독을 맡았다. 

김교수는 2019년 울산 국제 목판화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한국의 목판화 작품들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목판화로 삶을 바친 작가들의 작업과 젊은 작가들이 목판화를 계승하고 있는 것을 보고 큰 울림이 있었던 것이다. 김 교수는 당시 울산 국제 목판화 페스티벌에서 프랑스 목판화 분야 감독을 맡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보고 그냥 프랑스로 돌아가는게 아쉬워 한국 목판화계의 대가인 김상구, 홍선웅, 임영재 작가들을 만나 프랑스전을 의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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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전시에서 


이런 노력이 이어지면서 2년전 한불 판화 교류의 첫 장을 열게 되었다.  김포문화재단과 베르사이유 시는 MOU를 체결하고 한국과 파리, 베르사이유에서 판화 전시를 공동 기획할 것을 합의했다.

전시는 김포 아트빌리지 아트센타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과 베르사이유 미술대학에서 열렸다. 김명남 교수를 전시 총감독으로 선임하였으며 홍선웅 작가가 전시 자문을 맡고 정승원 작가는 전시 코디를 맡았다. 그 이후 파리에서 작품 기증이 이루어 지면서 이번에 세르누치 미술관의 한국 현대 판화전도 성사가 된 것이다.  

마엘 벨렉 학예 실장은 2년전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있었던 한국 목판화 전시 작품들이 훌륭했기에 세르누치 미술관 측에서 김명남 교수에게 한국 판화 작가들에게 기증 의사를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1부 전시는 기법 위주, 2부는 표현의 스타일에 주목해서 작품 선정

마엘 벨렉 학예실장은1, 2부로 나누어서 전시하게 된 이유는 회화실이 크지 않기에 더 많은 한국 목판화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그에 의하면, 1부에서는 같은 기법이지만, 보여지는 효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을 어필하고자 했고, 현재 진행 중인2부 전시에서는 전통 기법인 목판화에 다양한 내용과 테마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한 의도였다. 즉 한국 전통 문화에 뿌리를 두면서 현시대의 스타일로 표현한 것에 주목하면서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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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전시 

다른 예술 쟝르에 비해, 판화는 복사본을 찍어낼 수 있다. 19세기 후반 이후 재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판화가 새롭게 재투자되어 오고 있고, 많은 한국작가들이 판화를 재해석하고 있다벨렉 학예실장은 판화의 재생산은 문제될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작가의 서명과 생산된 작품의 에디션(작품 번호)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스템과 방식이 원작품이라고 강조했다.

319일부터 있었던 1부 전시에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벨렉 학예실장은 종이 및 전자 방명록을 참고로 보면 한국 목판화를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있는 등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는 시대에 텍스트와 이미지를 찍어 내는 한국 목판화 전시를 기획한 세르누치 미술관의 학예실장이 디지털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궁금했다.

그는 디지털이 가져다 주는 편리함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전달 및 배포, 미디어화를 위한 도구일 뿐, 궁극적인 목적은 관객들로 하여금 미술관에 와서 작품을 직접 보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742)부터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 목판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한불 교류 전시를 위해 애써온 김명남 교수와 세르누치 미술관의 마엘 벨렉 학예실장의 협업은 한불 미술교류에 있어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한국 목판화가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로 계속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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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목판화 전시 정보>

-일정: 2024 6 9일까지

 

-장소세르누치 미술관(Musée Cernuschi)

 

7, avenue Velasquez 75008 Paris 

 

-무료 입장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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