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랑스의 신임 총리 가브리엘 아탈(Gabriel At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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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4-01-16 08:01 조회 2,259 댓글 0본문
34세 최연소·동성애자·베이비 마크롱 등 다양한 수식어의 주인공
가브리엘 아탈(Gabriel Attal) 신임 총리 사진: AFP
2024년 프랑스에서 역대 가장 젊은 총리(Premier ministre de France)가 탄생하면서 세계적인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9일 화요일(현지시각) 가브리엘 아탈(Gabriel Attal, 34세) 교육부 장관이 프랑스의 새 총리로 임명되었다. 엘리자베스 보른(Élisabeth Borne)의 후임이다. 총리 이임식에서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청년 세대에 보여준 「대담함과 신뢰의 상징」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젊은) 「아탈의 경험 부족」에 대해 지적하며 논란이 진행 중이다.
▶프랑스 역대 최연소(34세)이자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첫’ 동성애자 총리 탄생 ◀
9일(현지시각) 마크롱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아탈 (현)교육부 장관을 신임 총리로 임명하고 그에게 정부 구성을 맡겼다"고 밝혔다. 이로써, 1989년생인 아탈 총리는 프랑스 역대 최연소 총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올해 34세다. 이는 지난 1984년 37세에 총리로 임명된 로랑 파비우스의 (최연소) 기록을 깬 것이다.
아탈은 이미 동성애자(정치인)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8년 마크롱 정부에 합류한 직후 성 정체성을 공개(커밍아웃)하며 동성애자(homosexualité)임을 밝혔다. 당시 학교 동문으로부터 아웃팅(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을 통해 성소수자임이 알려짐)을 당했지만, 의연하게 인정하며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당시) 아탈은 마크롱의 전 정치 고문인 스테판느 세주르네(Stéphane Séjourné)와 커플이었고, 현재는 헤어진 상태다.
지난 11일 목요일(현지시각), 아탈 신임 총리는 유럽·외무부 신임 장관(Ministre de l'Europe et des affaires étrangères)으로 스테판느 세주르네를 임명했다. 이로써 그는 아탈 총리가 이끌어갈 새 정부의 내각 구성원, 15명의 신임 장관들 중에 합류하게 되었다.
사실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성소수자라는 점은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대중의 관심사는 아니다. 일간지, 리베라시옹(Libération)은 이와 관련해 (오히려)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가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첫 번째 총리’라는 사실」 이라고 논평했다. 즉, 그 앞의 몇몇(총리)들이 동성애자일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그] 사실을 비밀리에 숨겼으며, 공개적으로 인정하거나 언급한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이다. 리베라시옹은 이 「첫 번째 게이 총리」의 등장을 「프랑스의 진보」라고 평가했다.
▶’골든보이’ 마크롱 대통령의 젊은 시절과 유사한 이미지◀
일명 ‘마크롱 키즈(베이비 마크롱, 미니 마크롱)’로 불리는 아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 집권 1기 정부 대변인을 맡았고, 재무부 차관을 거쳐 지난해 7월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아탈은 대변인으로 활동하던 당시부터 수려한 외모와 언변, 총명한 이미지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았으며, 최근 진행한 각종 설문조사 결과,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많은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그는 일찌감치 정치에 입문했다. 학창 시절 ‘최초 고용계약법’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고, 2006년 중도 좌파 사회당에 입당해 활동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대통령 후보 캠프를 도왔다. 파리 정치대학(Sciences Po Paris, 시앙스포)를 졸업한 아탈은 2012년 마리솔 투랭(Marisol Touraine) 당시 보건부 장관 밑에서 연설문 작성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첫 정규직으로 일했다. 2014년 지역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되었으며, 2016년 사회당을 떠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전진하는 공화국(LREM)에 합류해 활동했다.
정치신문, 폴리티코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을 지내면서 전직 교사였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브리짓 마크롱)과도 긴밀히 협력" 하는 모습을 보이며 정치적으로 유연한 행보를 이어갔다. 5개월여의 짧은 장관 임기동안 강한 교육 혁신을 추진해 교육부 장관으로서 입지도 잘 다져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교내 ‘아바야(이슬람복장)’ 착용 금지와 학생들의 절제력 부족 및 규율 위반 등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올해부터 일부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교복 착용도 추진했다. 또한, 프랑스 학생들의 떨어진 기초 학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다양한 교육 대책들을 내놓으며 많은 학부모들의 지지를 얻었다.
▶국정 쇄신을 위한 마크롱의 카드◀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파격 인사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연금 개혁과 이민법 등으로 정치적 교착상태에 빠지자 인적 쇄신으로 국면 전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24는 "이번 임명이 올여름 유럽의회 선거(6월)와 파리올림픽 개최(7월)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아탈의 임명은 마크롱 대통령이 '레임덕' 지도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수적이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덧붙였다.
아탈 신임 총리 임명 전 사임한 엘리자베스 보른(Élisabeth Borne) 전 총리는 프랑스의 두 번째 여성 총리로, 지난 2022년 총리에 임명되어 마크롱 정부의 핵심 공약인 연금 개혁과 이민법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대규모 연대 시위, 야당의 총리직 사퇴 요구와 함께 여러 차례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등 많은 고초를 겪었다. 이에 대해AFP는 "프랑스 정치 체제에서는 대통령이 전반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총리가 국정운영을 총괄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정권이 혼란에 빠지면 대통령이 아닌 총리가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언급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했으며, 이에 젊은 세대 유권자들을 설득할 카드로 아탈 총리를 선택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다시 말해, 「과거 ‘골든 보이’로 불렸던 마크롱 자신과 유사한 이미지의 총리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너무 일찍 스타 총리를 내세운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즉, 「다가오는 6월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아탈은 실패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다수의 언론들은 전망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새 총리 임명 발표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국가 재무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당신의 에너지와 헌신을 믿는다.」는 글을 남기며 아탈 신임 총리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주었다. 이에 화답하듯, 아탈 총리는 취임사에서 "저의 목표는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일 처리에 있어 명확한 진단을 내리고 강력하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총리로서 공식적인 연대(solidarité)표명을 위한 첫 방문지로 파드칼레(Pas-de-Calais)선택◀
9일 마티뇽(Matignon)에서 엘리자베스 보른(Élisabeth Borne) 전 총리와의 이임식을 마친 후, 가브리엘 아탈(Gabriel Attal) 신임 총리는 그날 바로 ‘총리로서’ 첫 방문지로 프랑스 북쪽 지방 파드칼레(Pas-de-Calais)를 찾았다. 이 곳은 최근 두 달 동안 기록적인 폭우로 역사적인 홍수피해를 입은 곳이다. 신임 총리는 이곳에 도착해 「자신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모든 이들이 파드칼레와 연대(solidarité)한다」는 것을 명백하게 표명하며, 심심한 위로와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파리광장/ 현 경 dongsim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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