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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심문섭(SHIM Moon-Seup) 작가 파리 페로탕(perrotin)갤러리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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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11-28 06:27 조회 2,4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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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5– 2024113일까지 -

한국 모더니즘 조각의 선구자, 현대 조각의 거장, 세계적인 조각가 등으로 불리며 한국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노장의 예술가, 올해로 80세를 맞은 심문섭 작가의 개인전이 지난 25일 토요일(현지시각)부터 파리 3구에 위치한 현대 예술 갤러리 페로탕(Perrotin)에서 개최됐다.

파리는 예술인생의 주요 무대

1973년 파리 비엔날레에 초대받아 파리에 오게 되었어요. 그러니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입니다. 물론 당시에는 파리-서울 행 직항 비행기가 없어서 (일본) 동경을 거쳐서 파리를 왔습니다. (그후) 3년 정도 지나니 서울-파리 행 노선이 개설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파리에서 개인전이 이번(전시)까지 9, 그룹전이 7회 정도 했습니다. (때문에 오늘의) 파리가, (이곳) 전시가 생소하지는 않고, 전시가 성사되어 쉼 없이 (서울-파리를) 오가며 (활동했습니다.) 나에게 파리는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나의 활동에 있어) 본무대처럼 느끼며 생활해 온 것이 파리입니다. 그런데, 이번 전시는 50주년 기념전이라는 면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문섭 작가와의 인터뷰 중에서-

토요일 늦은 오후 어둑해질 무렵, 저 멀리 페로탕 갤러리 입구에서부터 짙은 무채색의 긴 코트를 걸치고 진한 안경을 쓴 백발의 노신사가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한눈에도 그가 심문섭 작가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온 전시장을 휘감는 강렬한 에너지를 풍기는 그의 작품들과 작가의 모습은 특유의 강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묘한 아우라가 매우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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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페로탕 갤러리,  심문섭 작가 개인전에서

1943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출생한 작가는, 1970년대 초 한국의 미술계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시절부터 한국 조각가로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말 그대로 한국 현대 조각의 선구자. 1971년부터 파리 비엔날레에 3(1971,1973,1975) 연속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상파울로 비엔날레(1975) 등 여러 다양한 비엔날레에 참가하며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50여년이 넘는 세월을 오롯이 작품 활동에만 매진해왔다

1981년 헨리무어 대상전 우수상, 2007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 슈발리에 훈장을 받는 등 해외 각국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명실공히 세계적인 예술가의 반열에 오른 그가, 2023년을 마무리하는 이 시기 파리 페로탕 갤러리에서 두 점의 조각을 포함한 회화 작품 

20여점을 선보여 많은 이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바다와 자연을 담은 회화 연작 ’The Presentation(제시)’

조각의 확장’, ()조각’, , ‘조각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평생을 치열하게 고민하며, 예술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 심문섭 작가의 다양한 작품 세계 중, 이번 파리 페로탕(Perrotin)갤러리에서는 시간의 풍경(A Scenerv of Time)’전이 개최된다. 이 전시는 16년간 파리 스튜디오에서의 작업을 집중 조명한 것으로, 바다와 자연을 담은 회화 연작 “The Presentation(제시)”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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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섭 작가

이 회화 시리즈는 캔버스 위에 반복적인 제스처를 통해 남겨지는 강하고 절제된 느낌의 붓질과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조가 인상적이다.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감의 두께가 의외로 두껍지 않고 생각보다 맑고 얇다는 느낌이 든다. 캔버스에 유화물감으로 바탕을 칠한 후 아크릴(수성) 물감으로 색을 입히는 작업 방식이다. 유성의 물감과 수성의 물감, (이 두가지 반대되는 물질) 물성의 차이로 인해 재료는 섞이기도 반발이 나타나기도 한다. 때문에 수행하듯 손이 닿는 데까지 수십번을 긋고 칠하는 반복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들이다. 유성과 수성의 재료가 반발해 잘 묻어나지 않기 때문에 수십 번 칠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시간의 흐름에 맡기면, 지금까지의 모든 행위가 정리되면서 생각지 못한 질서가 펼쳐지고 한 줄 한 줄 새겨진 바다 형상이 된다. 이것은 마치 연속적으로 밀려오는 파도와 같다. 심문섭 작가의 회화는 이렇게 바다의 이미지를 상기시키며 상상의 세계를 전개해 나간다. 작가의 고향인 경상남도 통영의 앞바다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이 회화 시리즈 “The Presentation”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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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섭 작가의 조각 <목신>, 파리 페로탕 갤러리 개인전 


이와 함께 전시된 두 점의 조각은1995년 작 메타포(Metaphor)’목신(Wood Deity)’ 이다: ‘메타포는 철과 전구, 물이라는 인공적, 자연적 재료를 조합한 작품이며, ‘목신은 자연적인 소재인 나무로 만든 조각이다. 나무의 갈라지거나 벌레 먹은 것까지 그대로 사용하면서 물질의 특성이 드러나도록 만들었다.

고향 통영의 바다와 파도를 재현하며 화면에 두가지 물성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제작한 이번 그의 회화작품들은, 대상주의적 조각을 거부하며, 작가의 의도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제시해온 작가의 작업 태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작가의 태도를 이해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면, 그의 작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번 전시는 획일화된 장르와 매체를 뛰어넘어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추구한다고 평가받는 심문섭 작가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선물 같은 기회다. 심문섭 작가의 시간의 풍경(A Scenerv of Time)’전은 내년 113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사진©<파리광장/ 현 경 dongsim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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