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네스코서 시각장애인 무용 공연을 기획한, 에꼬드라코레의 이미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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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9-19 05:39 조회 2,381 댓글 0본문
20주년 기념 특별 공연 « 일어나 빛을 발하고 꿈을 펼쳐라 »
"파리광장"과 인터뷰 중인 이미아 대표
한국의 메아리 (Echos de la Corée, 회장 이미아)가 주최하는 제 15회 평화콘서트 가 9월 22일(금) 19시 45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리게 된다.
한국의 메아리는 2003년 공식적으로 협회가 설립된 후, 지난 20년간 한국오페라, 한국발레, 테마 페스티발, 무용공연, 전시, 한식강좌 등 다양한 한국 문화콘텐츠를 통해 한불문화교류협력 행사들을 기획하고 진행해 왔다. 그 가운데 2008년부터 올해까지 한불친선과 평화기원을 위한 클래식 음악 공연은 15년간 지속적으로 매년 1회 개최해 오고 있다.
음악회 장소로는 파리를 대표하는 명소들로 마들렌느 성당, 앵발리드 대성당, 유네스코 본부, 샹제리제 극장 등이다. 매년 한불친선 및 평화기원을 위해 개최된 이 행사는 한불간의 친선은 물론 공공외교를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 일환으로 올해는 룩스 빛 아트 컴파니 (대표 김자형) 소속의 장애인 및 비장애인 무용가들의 감동 깊은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1부는 시각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하는 무용 공연, 2부는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단 한국인 단원들 및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성악가의 무대로 이루어진다. 반주는 바스티유 오페라단의 합창단 책임 반주자가 맡았다.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이 어떻게 무용 공연을 할 수 있을지, 질문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 공연준비로 한창 분주한 이미아 대표를 만나 20주년 기념 공연을 특별히 기획한 이유들을 들어 봤다.
먼저, 이번 공연이 한국의 메아리협회 20주년 기념 공연이라고 하는데, 협회 소개 부탁합니다.
-에꼬드라꼬레(한국의 메아리)가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00년 초기부터 몇 년간 에브리(Evry)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한국이란 나라에 대한 정보도 문화도 지금처럼 이렇게 붐이 일기 전이라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반복하다가 설립된 것이 한불문화교류협력 사단법인 ‘한국의 메아리’입니다.
처음 한 두 해는 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한국어, 한국문화, 한국역사를 가르치면서 협회를 운영을 했는데, 협회 일과 병행이 어려워져서 학교는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협회가 창설 되고 진행한 첫 행사는 무엇이었으며 그 성과에 대해 궁금합니다.
-협회 설립 후 바로 진행한 것이 한국에서 오케스트라를 포함해 200명에 달하는 출연진들이 서는 오페라 무대였습니다. 한국 창작 오페라 <춘향전: 장일남>을 파리 오페라 전문 극장 모가도르(Théâtre Mogador) 에서 글로리아 오페라단과 공동으로 개최 했어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디서 그런 배포가 있었을까, 아찔할 때도 있는데, 뭘 잘 몰랐기 때문에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 붙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400명이나 수용 할 수 있는 대형 오페라 극장에서 무대 장식 컨테이너, 오케스트라 악기 등 장비만도 극장 마당을 가득 채웠는데, 그 모든 장비들을 한국에서 항공편으로도 오고 배편으로도 왔었어요. 그때만 해도 오페라 무대는 유럽피언들의 리그였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르 피가로 신문사에 한국 오페라 소식을 실어달라고 찾아 갔을 때, 한국에도 서양아리아를 부르는 성악가가 있느냐고 물었어요. 오로지 열정 하나만으로, 라디오 클래식(Radio Classique), 라디오 블루(Radio France), 씨티 라디오(City Radio) 등에 생방송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서 오페라 <춘향전>을 알렸어요.
2회 공연이었는데, 빈자리가 없을 만큼 대성황을 이루었고, 당시 오케스트라 단장님이 « 해외 공연 다니면서 이렇게 파란 눈에 금발 관객이 많은 건 처음입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기뻐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그게 어느덧 20년 전 일이네요.
오페라 <춘향전>을 소개하면서, 재미있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는데 어떤 질문이었을까요?
-아~ 그 질문은 좀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 한국에 아직도 춘향이 같은 순정을 가진 여인들이 있느냐 »라는 거였어요. 그때 생방송 중이어서 갑자기 묘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 그건 아마 한국을 가보면 알 거다 » 라고 즉답을 했어요. 라디오 클래식에서 춘향의 ‘사랑가’를 5분간이나 틀어줬어요. 그 당시 이례적인 일이었고, 그 때를 시작으로 언론 홍보에 대한 감각과 노하우를 쌓게 된 것 같아요.
앞 뒤 계산 없이 거침없이 도전했던 그 행동과 바램이 모두 큰 결실로 이루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몇 년 전부터 국내 외 특강 제의 받고, 강의 주제도, ‘거침없는 도전’으로 강연해 오고 있습니다.
기획자에서 강연자로도 활동하신다니, 그 내용도 좀 들려주시겠어요?
-2017년에 출판한 ‘꺾인 꿈을 기억해’가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후, 한국 출장일정에 맞춰서 국방부 및 몇 개 대학원의 박사과정학생들과 최고위과정의 CEO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 오고 있습니다. 제가 겪은 나라사랑에 대한 것, 해외에 나가면 왜 모두 애국자가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저의 경험을 강의 합니다. 저는 프랑스에 사는 세월이 길어지면서 내 나라 내 민족이 왜 강건해야 하는지 절실히 느끼게 되었어요.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져야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도 어깨를 펴고 당당히 살아 갈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비영리 협회라 행사들을 기획하는데 더 힘들었을 듯합니다.
처음에는 대한민국을 알리면서 돈을 벌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기획 비를 준다고 하는데도 거절했었어요. 나라 일을 하면서 돈을 받는다면 그건 애국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고, 8년을 그렇게 무료로 일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그 돈을 안 받으면 다른 사람이 받아 간다는 걸 알았어요. (웃음)
제 성격상 기획비를 받으면 그에 대한 책임감에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어서 제 돈을 더 들여서라도 더 크게 만들어요. 제가 돈 계산을 잘 할 줄 몰아요. 그래서 ‘헛똑똑’이란 소리도 듣고, 수익 보다는 에코드라코레가 준비하는 행사는 정말 품격 있다. 기획을 기가 막히게 잘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을 더 가치 있고 명분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여전히, 이런 행사 조직을 위해서는 기업이나, 기관의 후원을 받아 내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뜻 있는 일들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경제적 독립이나 재정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매번 절실히 경험하고 있습니다.
에코드라코레가 기획한 공연들
그 동안 진행하신 행사를 보면, 백건우 피아니스트, 작년에는 조수미 성악가 등 기라성 같은 분들을 섭외해서 행사를 진행하셨어요. 그분들이 선뜻 승낙을 하셨어요?
-정말 그 분들은 대단한 분들이세요. 이미 그분들은 그 분야의 존재하시는 것으로도 애국을 하시는 경우인데, 저 못지 않게 나라 사랑하시는 마음이 크고 깊으시거든요.
우리 공연이 한국문화를 통한 민간외교를 위해 기획된 취지와 뜻을 잘 전달 드리면, 그 동안 진행했던 공연들이 모두 품격 높은 무대였음을 살펴 보십니다. 또한, 이런 무대를 통해 서로의 자리에서 협력하고 나라를 위해 선을 이루는 것을 그 분들도 인식하셨기 때문에, 좋은 조건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제안을 받아들이셔서 동참해주신거라고 생각해요.
앞을 못 보는 시각 장애인이 어떻게 무용을 할까 궁금한데, 이번 공연 기획의도라면요?
-협회가 20주년을 맞아 뭔가 좀 더 뜻 깊은 것을 기획해 보고 싶었어요. 우선, 평화를 상징하는 장소로 유네스코 무대를 섭외했습니다. 공연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누군가로부터 추천을 받고 연락을 해오신 단체가 장애인 무용단인, 룩스 빛 아트 컴파니였어요. 처음에는 솔직히 자신이 없었어요. 제가 이 단체 초청을 결정하기 3개월 전에 우연히 파리 카톨릭 장애인 학교 행사 참석차 갔다가 장애인 학생들을 만날 일이 있었어요. 거기서 우연히, 한 장애인 학생의 행동을 통해 이 단체를 초청하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수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정말 의미 있는 공연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단체라고 하는데, 무용 공연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요 ?
-룩스빛 아트무용단(김자형 단장)은 11명의 무용수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들 중 5명이 시각장애인인데, 비장애인 무용수들이 그들과 함께 팀워크를 이루며 무용을 합니다. 보통 무용수들 보다, 연습하는 시간도 방법도 다르지만, 이분들은 발레, 현대무용에 한국 무용도 합니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출 때는 누가 장애인인지 구분이 안될 만큼 정말 춤을 잘 춰요. 연령대도 20대부터 70대까지 있습니다. 이 무용단은 2013년에 창단되어 이미 정기 공연을 4회나 했고, 80차례의 크고 작은 공연을 해 온 단체입니다. 열정이란 단어 하나로 표현이 부족한 ‘내가 해낼 수 있다’라는거에요. 그걸 이끌어 내신 분이 룩스 빛 아트 컴파니의 김자형 단장님이세요. 이 분은 무용과 출신이신데 시각 장애인 분들에게 ‘장애인도 예술가의 길을 갈수 있다’라는 소망을 이끌어내신 훌륭한 분이세요. 무엇보다 이 공연을 위해 후원해 주시는 분들과 함께 준비해 주시는 협회 임원들 덕분에 이렇게 이끌어 올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여러 형태의 봉사를 해 오신 것으로 아는데, 삶의 모토가 있으시다면?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란 게 ‘나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었어요. 가정 교육은 참 무서운 것 같아요. 특히, 어머니께서 항상 하신 말씀이 ‘내가 먹고 싶은거 다 먹고 남을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자식들 보다는 이웃 어르신들, 그리고 부족한 사람들을 챙겨주는 것을 우선으로 여기셨던 엄마처럼 절대로 살지 않을 것이 라고 다짐 했는데, 그 때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서 그렇게 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올 해로 19년차 크리스챤입니다. 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선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많이 고민하고 성찰하게 됩니다. 매 순간 흔들리는 마음과 어그러지는 발걸음을 바로 잡으려고 무단히 노력하며, 신앙인의 삶을 살아내려고 발버둥 칩니다. 봉사나 의로운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이고, 말씀을 지키고, 행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습니다. 나 하나 보다는 나와 더불어 이웃과도 같이 누릴 수 있는 삶이 가치 있는 삶이고,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이 더 아름답고 귀하지요.
아직 예약 못하신 분들은 echosdelacoree2022@gmail.com 으로 예약하고, 좌석 배정 받으시면 됩니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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