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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땡큐맘, 지니>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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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2-28 06:52 조회 2,96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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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파리광장'으로부터 글을 적어보자는 권유를 받았다. 한번씩 혼자 글을 긁적인 적은 있었지만 누군가에게 내 글을 드러낸다고 생각하니, 혼자서 콧노래를 흥얼대다 무대 위에 올라가 청중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글쓰기'를 검색어로 유튜브도 찾아보고 평소 읽었던 책들에 그어두었던 밑줄 흔적들도 찾아보고 벌써부터 정기 기고 작가의 코스프레를 하느라 내 맘엔 몇차례 소동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막상 시작을 하려니 글이 중간에 끊겨 버리진 않을까, 내 글들을 읽은 이들에게 그릇된 나만의 편견이 전달되면 어쩌나, 행여 자칫 잘못된 글 실수로 안티 독자들이 생기게 되면 어떻게 할까. 갑자기 언젠가 심리학 책에서 본듯한 손실 회피편향(loss aversion)이라는 용어가 생각났다. 똑 같은 가치라도 잃는 것에 더 집착한 나머지 얻을 수 있는 실제 가치의 만족감보다 실망과 좌절에 대한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지는 생각.

이번 시작도 역시 예외는 아닌듯 해 내 맘의 투명한 공명에 더 깊이 귀기울여봤다.

누구에게나 '시작'이라는 건 설레는 만큼 지불해야할 마음의 부담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 부담에 눌려 시작을 두려워하는건 용기있는 삶에 대한 위반인 것 같았다.

생물학적 탄생은 한번이지만 누구나 긴 인생을 살며 의식적 탄생과 탈피 현상을 겪고 평생을 성장하고 변화해 가는게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삶인 것을...

껍질을 깨는 아픔과 그 과정 속에서 여태 살아온 나 다음의 새로운 나를 또 만나게 되는 설레는 과정을 마주하기 위해선 나의 용기와 노력은 지불해야 할 비용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 메리 올리버의 <긴 호흡>에서는 세 개의 자아가 있다고 했다.

첫번 째 자아는 과거의 어린 아이다.

더 이상 그 아이는 아니지만 가끔씩 멀지 않은 곳에서 고통과 갈망의 소리를 내며 이기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두번 째 자아는 세심한 사회적 자아이다

천 가지 의무감에 사로잡혀 흥미로운 생각의 묘미보단 철저한 시곗 바늘의 리듬에 맞춰 규칙과 안정에 주력한다.

그리고 세번 째 자아. 이 자아는 영원성에 대한 갈망을 지녔다. 시간의 영역과 속박을 벗어나 미지의 모험을 시작한다.

다소 거창하지만 두번 째 자아에 지친 나는 이제 이 세번째 자아와 함께 걸어볼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파리광장'은 이런 자아를 만나게 해 줄  나의 윗선이다. 부디 일상의 작은 조각들이라도 '파리광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 조각조각이 작품이 되고 작은 목소리도 힘 있게 소통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파리광장' 또한 잘 정리된 소식지라기 보단 익숙한 생각들을 멈추고 한번쯤 새로운 생각들의 문을 열어줄 수 있는 넓디 넓은 광장이 되길 바라며 모든 프랑스 한인의 향기들이 '파리광장' 안에서는 마치 잘 블렌딩 된 원두처럼 어우러져 고유한 향기로 파리 및 프랑스 전역에 확산될 수 있도록 내 맘의 울림을 한줄 한줄 적어볼까 한다.


<땡큐맘,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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