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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와인 이야기> 보르도 좌안(왼편), 메독 ME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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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2-28 04:31 조회 2,25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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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선별 과정을 거치는 중


히포크라테스는 ‘술은 가장 가치 있는 음료이자, 가장 맛있는 약이며, 가장 즐겁게 해주는 음식이다’라고 했다. 

히포크라테스가 살았던 당시의 술은 와인이었을 것이고, 실제로 히포크라테스는 와인을 자주 약으로 처방하기도 했다고 한다.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은 포도 껍질에 존재하는 효모가 과육의 당분을 만나서 알코올과 탄산을 만들어내는 술이라고 할 수 있다. 


포도주는 적포도주, 로제, 화이트 이렇게 색깔별로 분류되고 맛으로는 드라이한 일반 와인과 달달한 디저트 와인으로 나누어진다. 

거품 유무에 따라 스틸 와인과 샴페인 같은 발포 와인이 있으며 알코올 도수에 따라서 

와인을 증류한 스피릿, 와인에 알코올을 첨가한 포르토나 세리 와인이 있다.


포도를 짓이겨서 공기만 막아 놓아도 저절로 술이 되는 포도주는 어쩌면 가장 원초적이고 가장 쉬운 형태의 술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곡물주의 경우는 탄수화물을 효소를 통해 당분으로 전환시켜서 효모로 알코올을 생성케 하는, 보다 복잡한 형태의 주조 과정을 거친다. 

또한 다른 과일주의 경우에도 알코올로 전환될 만큼의 당분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효모가 없어서 인위적으로 첨가해 주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쳐야 한다. 대충 이른바 막걸러서 만든다는 막걸리도 와인보다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다.


예쁜 색깔에 매혹적인 향기와 질감을 가진 포도주가 여느 과일주에 비해 다른 점은 무엇일까 ?

와인은 포도의 품종에서부터 수확시기, 당분의 응축, 포도껍질의 성숙 그리고 알코올 발효 이후에도 

젖산 발효, 오크(포도주 양조에 사용되는 참나무 통) 통 혹은 스테인레스 통 속 숙성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맛의 변화를 거친다.  


좋은 포도밭에서 자연의 선물로 포도가 익어가고,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수확하는 수고를 거치면서 포도주를 담그게 되는데, 

성질이 다른 와인을 블랜딩하는 과정 속에서 단점들을 보완하고 좋은 향들을 입혀가면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와인이 탄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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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통 속에서 익어가는 포도주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보르도 좌안, 메독 MEDOC

1855년 세계만국박람회에서 프랑스의 와인을 널리 알리기 위해 그랑 크뤼(Grand Cru 고급 와인의 품질 등급)의 대표적 와인 생산자들을 지정하게 되는데, 이때 지정된 샤토(château는 원래 프랑스에서는 성을 의미하지만 포도밭과 양조 시설을 갖추고 있으면 보르도에서는 샤토라 칭한다. 많은 샤토가 성을 실제로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성을 소유하지 않은 포도주 생산 샤토가 많다) 들은 지금껏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약 6000여개의 샤토들이 생산해 내는 포도주도 또한 좋다. 저마다 정성을 다해서 포도를 키우고 수확하고 술을 담아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보르도에는 지롱드 강이 흐르고 그 왼편이 메독 그라브 지역이고, 그 오른편은 생때밀리옹 포매롤 등의 산지들이 있다.

왼쪽과 오른쪽은 흙의 구성도 달라서 잘 자랄 수 있는 포도의 품종도 다른 것. 

좌안(왼편)은 자갈도 많고 거친 경사진 지역으로 까베르네 쏘비뇽 cabernet sauvignon이라는 알도 작고 껍질이 굵은 포도 품종이 잘 자란다.

메독 지역에서는 이 품종으로 술을 담으며 약 2주에서 한달까지 침출 기간을 가지는데, 이후에는 어두운 색깔과 묵직한 탄닌의 맛이 와인에 배이게 된다.  


진한 과실향이 약간의 꽃향과 어우러지면서 강한 와인 맛을 가지게 되는데, 균형 잡힌 맛을 추구하는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서 알이 굵고 껍질이 얇은 조생종인 메를로 Merlot라는 품종의 와인을 섞어서 맛을 완성시킨다. 


메를로는 까베르네 쏘비뇽과 유사한 향을 가지고 있는데 과실향은 약하고 꽃향은 강해서 자연스럽게 와인의 강도를 조절하는데 이상적인 품종이다.  

메독 Medoc과 오메독 Haut Medoc에서는 이 두 포도 품종만으로 메독의 특징이 드러나는 와인을 생산한다.

그리고 1등급인 그랑 크뤼 와인의 경우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탄닌 성분의 보충을 위해 쁘띠 베르도 Petit Verdot(포도 품종)를 첨가하고 모자란 향을 위해 까베르네 프랑 cabernet franc(포도주용 포도 품종)을 그리고 모자란 색을 채우기 위해서 말벡 Malbec을 소량 첨가해서 보다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 낸다.


여기까지가 자연의 도움으로 포도의 맛과 향이 결정되는 과정이다. 좋은 밭에서 충분한 일조량과 알맞은 강수량이 좋은 조합을 이루어서 와인의 본질적인 맛이 결정되는데, 여기에서 하나라도 부족해지면 그 해 와인은 다른 해에 비해서 평가절하된다.


그리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껍질이 성숙하게 되면 탄닌의 떫은 맛이 증폭되어서 마시지 못할 와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계란 흰자를 휘저어서 머랭을 만들어 와인에 넣으면 계란 단백질에 탄닌 성분이 붙어서 바닥으로 가라앉게 되면서 맛의 조절이 가능해진다.


한때 보르도 와인의 강한 떫은 맛을 줄이기 위해서 상당한 양의 계란 흰자가 사용되었는데 남는 노른자를 버릴 수 없어서 만들어진게 

카늘래 Canelé라는 보르도 지방의 유명한 디저트다.


이후 포도주는 사람의 손을 거쳐서 침출과 알코올 발효과정을 거쳐 산미를 줄이는 젖산 발효를 하고, 이산화 황으로 소독한 뒤에 오크 통 속에서 일정기간 숙성 후 병입해서 일정 시간 동안의 숙성 기간을 거치면 우리가 마시는 와인이 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맛이 결정된다. 

침출 기간을 3일 정도에서 멈추면 로제 와인이 되고, 청포도로 담그면 화이트 와인이 된다.                             


                                                                                                                                              

<파리광장, 이기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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