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파리아줌마 단상> 파리 15구 분실물 센터에서 겪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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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리아줌마 작성일 23-01-25 04:57 조회 1,324 댓글 0본문
‘’사람들아~ 제발 내 말 좀 들어보소’’하고 하소연 하고 싶은 일이 또 생겼다.
대충 프라이버시라 소유격과 목적어는 생략하고.. 분실물을 찾아주어야만 했다. 내가 해주어야만 되는 일이었다. 파리는 15구에 분실물 찾는 센터가 있다. 어린 유학생 시절 정신 내놓고 다니다가, 여기 한 두어번 드나든 적이 있다. 한번은 도난으로, 돈만 빼고 돈 안되는 증들은 지갑과 함께 고스란히 이 곳에서 찾은 적이 있다. 그리고 20여년 만에 다시 간것이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오늘까지 합쳐서 3번 드나들었다. 결론은 잘 찾았다. 그런데 화딱지 나고 분노할 일을 거치고 거치면서 찾은 것이다. 요즘 그런 것을 보고 빡친다고 하더라.
물건 잃어버린 이는 언제가서 번호만 주면 찾을수 있다고 아주 간단한 일처럼 말했다. 그래서 그 언제에 갔다. 그런데 물건이 아직 도착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화로 왔는지 알아볼수 있냐고 하니 번호를 준다. 그로부터 생각만 나면 전화했다. 도착할 시간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혹시 주인 안찾아간다고 폐기 처분하면 어떡하나 싶어, 수시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또 어느날인가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와보라고 한다. 갔다. 그때 마음 좀 제대로 먹고 갔다. 내 일이 아니라고 대충하지 말고, 안타까운 마음 가지고 내 일처럼 해야겠다는 다짐이 되기는 했다.
내가 가진 번호로는 찾을수 없다고 한다. 파리 지하철에 가서 또 다른 어떤 번호를 알아오라고 한다. 가서 알아왔다. 기입장에 기입 모두 하고 핸드폰 번호까지 남기란다. 아~ 마음 좀 제대로 가지니 일이 풀릴려나 보다 싶었다. 그래서 꼼꼼히 기입해서 주니 내일 아침에 전화주겠다고 한다. 이젠 찾을수 있나 싶어서 ‘많이 고맙습니다.’ 하고 왔다.
그런데 ‘’내일 아침 전화” 는 무슨 전화,,, 일주일이 지나도 깜깜 무소식,, 그래서 또 전화해보니 기다리란다. ‘’네,, 알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하고 순하게 대답하고 끊었다. 그리고 또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 그래서 전화를 또 했다. 무슨 번호를 주면서 신분증과 함께 찾으로 오라고 한다. ‘’아~ 드디어…’’ 싶었다.
그리고 갔다. 순번 표를 주는 사람에게 번호를 주니, 찾아야 되는 물건의 형태와 색깔 등을 이야기하는데 맞았다. 그럼 된거다 싶어, 내 차례가 되어 창구에 가니,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데 다른 물건인 것이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그동안 내가 무엇을 위해 고생을 한 것일까? 싶었다. 그 직원에게 이거 아닌데요. 하고 분실물 사진을 보여주어도 자기는 모른단다. 이게 다란다. 너무 절망스러워 물건과 번호 대조해 볼 생각도 못했다. 아~ 그때의 막막함이란… 그래서 보관료 11유로 낸 것 돌려달라고 하니..10유로 짜리 지폐에 1유로를 소복히 상팀으로 내어준다. 너무 막막하고 절망스러워 이대로 돌아갈수는 없을 것 같았다.
속에서 나 자신과 많은 대화가 오고 갔다 : ‘’내 일 아니야. 난 할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 그만하고 돌아가” 와, “꼭 이 안에 있을 것 같았고, 이렇게 찾지 못하고 돌아갈수 없어. 그동안 내가 얼마나 애썼는데 이렇게 포기하면 너무 허망할 것 같아” 가 번갈아 가며 갈등에 갈등을 일으키며 그곳을 못떠나고 있었다.
얼굴은 벌개져 있고, 눈에는 레이저가 품어져 나왔을 것 같고, 중요한건 이렇게까지 해서 못찾으면 어떡하나 였다. 그런 와중에 순번표 주는 이가 정확하게 물건 형태와 색깔을 이야기했던 것이 떠올랐고, 다시 그에게 가서 물어보았다. 그가 본 컴퓨터에 물건 사진이 있는듯해서 사진 좀 보여달라고 하니 그건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순번표를 받아 내 차례가 되어 창구에 가서 번호를 다시 주고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조금전 창구의 바로 옆 창구였다. 둘이 뭐라고 이야기한다. 지들 잘못 없다는거다. 순번표 주는 이가 정확하게 물건 형태와 색깔을 이야기했다고 하니, 그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한다.
어쨌든 아쉬운 사람은 나인지라, 좀 정확하게 찾아봐줄 수 없겠냐고 부탁을 했더니 기다리란다. 그리고 나서 그가 가져오는 물건이 찾고 있던 바로 그 물건이었다. 이럴수가.. 조금전 창구 직원이 실수를 한듯했다. 대충 일하고 있다는거다. 그런데 큰소리칠건 없다. 번호 대조해 볼 생각도 않고 있었던 나자신을 탓해야 될 것이다. 어쨌든 찾았으니 조금전 직원의 실수는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따질려고 하다가, 번호는 중요한게 아니라고 하니 어떤 직원이 왜 번호가 중요한게 아니냐고 되려 따지고 든다. 그래서 같은 번호를 주고 다른 물건을 가져다 주었다고 하니 아무소리 못한다. 그렇게 분실물을 찾았다. 조금전 엉뚱한 물건 가져다 준 직원이 나를 노려본다. 그래서 나도 노려보았더니 그는 더 이상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11유로 물건 보관료를 다시 내야한다. 그래서 조금전 돌려 받은 잔돈 11유로를 소복히 손에 담아 물건 찾아준 직원에게 다시 주니 1유로짜리 없냐고 한다. 그래서 조금전 당신 동료가 나에게 환불해주었던거에요 라고 했다. 통쾌했다. 그렇게 분실물 찾아 왔다는 이야기인데, 거친 곳에서 싸우느라 얼마나 내 모습이 엉망일까 싶어 눈 풀고 표정 관리하려고 애쓰며 왔다는 이야기…
<파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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