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봉준호 감독 영화 « 옥자 »를 둘러싼 배급방식 논란 확산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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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리광장편집부 작성일 23-01-23 06:19 조회 1,938 댓글 0본문
올해 깐느국제영화제(70e édition du Festival de Cannes)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 옥자(Okja)»를 둘러싼 배급방식 논란이 국내 극장가로 옮겨붙어 매우 흥미진진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개봉 방식을 둘러싸고 멀티플렉스(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와 넷플릭스*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가 매우 기대된다.
우선, 멀티플렉스 3사는 표면적으로 « 옥자 »의 온라인 및 극장 동시 상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동시 상영 불가’를 가장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곳은 CGV다.
넷플릭스(Netflix)도 « 옥자 »를 이달 29일 온라인과 극장에서 동시에 선보이겠다는 방침을 절대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옥자 »의 국내 극장 배급을 대행하는 뉴(NEW) 관계자는 « 동시 개봉이라는 넷플릭스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극장 사업자와 협의해 가능한 한 많은 관객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이같은 첨예한 대립에 배급사 역시 고민이 만만치 않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 옥자 »는 미국의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약 600억원을 투자해 만든 미국 자본의 영화다. 넷플릭스와 국내 영화 배급사 뉴(NEW)는 « 옥자 »를 이달 29일 넷플릭스 온라인 서비스와 국내 극장에서 동시 개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같은 날 전 세계 190개국에서 « 옥자 »의 온라인 서비스를 실시하며, 영국과 미국에서도 극장 개봉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전국 139개 상영관을 보유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 넷플릭스가 국내 영화 산업 시스템을 무시하고 있다 »며 반발하고 나선것이다.
CGV는 « 옥자 »를 먼저 극장에서 개봉한 뒤 시차를 두고 온라인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 옥자 »를 상영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것으로 알려졌다. CGV의 한 관계자는 « 그동안 극장용 영화들은 극장 개봉 후 통상 2-3주 뒤에 IP(인터넷) TV 등에 순차적으로 서비스된다. 이것이 그동안 영화계의 관행이자 질서였다. 넷플릭스가 이런 국내 영화산업의 생태계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극장과 온라인 동시 개봉을 발표했다 »고 전했다. CGV 측은 극장 선(先) 개봉이 이뤄지지 않으면 « 옥자 »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100여 개 체인을 운영 중인 2위 극장 사업자 롯데시네마 역시 동시 개봉은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재개봉 등의 방식으로 나중에 상영하는 방안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박스도 « 영화 개봉 시기는 통상 2주 전에 결정되는 만큼 다각도로 개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도 « 옥자 »의 개봉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문제는 넷플릭스의 이런 결정이 자사 플랫폼으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 옥자 »를 활용하는 것이라는데 있다고 주장한다. 넷플릭스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 수는 5만-8만명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 넷플릭스 (Netflix) 넷플릭스는 전세계에 유료 가입자만 약 5700만명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사업자로 영화화 TV프로그램과 같은 영상 콘텐츠를 맘껏 볼 수 있는 유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영화 « 옥자 »는 이 넷플릭스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업체가 제작비 우리나라돈 560억을 투자하고 브래드피트가 이끄는 플랜B엔터테인먼트와 옥자SPC가 공동제작한 작품. 영화 오프닝에 투자사의 로고가 들어가 야유를 받았다.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서비스 되는 영화로 프랑스 영화계 일부에서 부정적인, 영화계 경쟁부분 진출을 반대하는 일부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 옥자 »는 넥플릭스 영화로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 경쟁 부분에 초청되었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이 돌아가면 거대한 모순이 될 것 » 이라 말해 더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바 있다. |
아무튼, 국내 배급을 대행 배급사 뉴(NEW) 역시 « 옥자 » 외 뉴가 투자하는 영화들을 나중에 극장에 배급해야 하므로 멀티플렉스들과 대립각을 세울 수도 없는 형편이다. 배급사 측 관계자는 « 온라인과 극장 동시 개봉에 반발하는 멀티플렉스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일단 대한극장이나 서울극장처럼 단관 중심으로 상영관을 확대하되, 멀티플렉스와도 계속 협의를 해 나갈 것 » 이라고 밝혔다. 말했다. 배급사는 « 옥자 » 의 언론 및 배급 시사회도 오는 12일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연다. 대한극장은 최근 몇 년간 상업영화 시사회 장소로 거의 이용되지 않은 장소다.
이처럼 멀티플렉스가 반발하는 것은 극장 개봉과 넷플릭스 서비스가 동시에 상영될 경우 극장 관객을 넷플릭스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국내 극장가에서 영화의 흥행 여부는 개봉 일주일 안에 결정된다. 따라서 초기 관객을 많이 확보해야 극장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일방적인 발표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영화업계의 일반적인 평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 옥자 »가 많은 관심을 끈 화제작이기 때문에, 극장으로서도 « 옥자 » 상영을 포기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화 배급방식을 둘러싼 이같은 논란은 지난달 28일 폐막한 깐느(Cannes)영화제에서 먼저 일었다. « 옥자 »와 또 다른 넷플릭스 영화 « 더 메예로위츠 스토리스 »가 깐느영화제 경쟁 부문에 처음으로 초청되자, 프랑스 극장협회는 « 극장 개봉을 전제로 하지 않은 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하는 것은 영화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 »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따라 깐느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결국 내년부터는 극장 상영 영화만 경쟁 부문에 초청하겠다고 방침을 바꾸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 옥자 », 왜 넷플릭스 인가 ?
영화 « 옥자 »는 « 살인의 추억 »과 « 괴물 », « 설국열차 » 등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당한 관객층을 확보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봉준호는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 옥자 »는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와 거대동물 옥자의 진한 사랑을 그린 영화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촬영했다. « 옥자 »를 이용해 자본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미국의 거대기업과 이에 맞서는 비밀 동물보호단체의 대결 속에서 미자와 옥자가 펼치는 모험의 이야기다.
한국 배우 변희봉, 안서현, 윤제문 등 과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등 해외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했다. 영화의 시각효과를 위해 해외 수준급 전문가들을 기용 하는 등 한국과 해외 스태프들과 공동 작업한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처음부터 한국 투자사들과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다수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왜냐하면, 이 같은 영화의 제작비 규모는 상당해, 국내 영화 투자사들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 창작의 자유 보장 »이 넷플릭스와 손잡은 결정적 배경이라고 봉감독은 설명한다. « 한국에서 제작하게 되면 50~60여 편의 다른 영화를 제작하지 못하게 된다. « 설국열차 » 당시 다른 제작자로부터 « 너 때문에 다 멈췄다 »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 고 또 다른 배경을 깐느 국제영화제 당시 밝힌바 있다.
처음부터 미국의 투자사에 투자 및 제작 제안을 했지만 스토리와 규모에 투자사들이 포기를 한 가운데 나타난 곳이 넷플릭스였다고 한다. 넷플릭스 측은 « 옥자 » 시나리오를 보고 « 단 한 글자도 수정하지 말라 » 면서 충분한 제작 지원을 약속했다고 한다.
봉준호에 따르면 예산도 충분하고 시나리오도 만족했으며, 연출자의 창작의 자유도 ‘완전히 보장’되었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은 « 배급의 형태와 관련해 여러 논란이 있지만 적어도 창작자에게는 최고의 기회이며 우리 같은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넓은 기회였다 »고 깐느 국제영화제에서 설명한 바 있다.
< 파리광장 / 현 경, dongsimijs@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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