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앤디 워홀 « 마오쩌둥 » 초상화, 홍콩 소더비 경매 141억원 낙찰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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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리광장편집부 작성일 23-01-20 06:37 조회 1,866 댓글 0본문
미국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이 1973년 제작한 실크스크린(silk-screen) 작품 중 하나인, 마오쩌둥(毛澤東, Mao Zedong) 전 중국 국가주석을 소재로 제작한 초상화 한점이141억원(1천 2백만 미국 달러, US$12.6 million)에 판매됐다. 아시아 지역 경매에서 팔린 서양 현대미술 작품 가운데 최고가로 눈길을 끈다. 낙찰받는 사람은 아시아 지역의 한 개인 소장가로만 알려졌다.
앤디 워홀은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된 이후, 1972년부터 1973년까지 다섯가지 종류의 화폭에 199점의 마오쩌둥 초상화를 제작했다.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은 « 마오 주석 » 이라는 제목의 초상화로 워홀이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1972년 역사적인 중국 방문 동안 마오쩌둥을 만나 중국과 미국의 화해를 실현하는 장면에 영감을 받아50×42인치 화폭에 그린 22편의 연작(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당시 닉슨은 미국 대통령 최초로 중국을 방문하고, 이로 인해 냉전시대 대표적인 적대국가였던 중국과의 관계개선은 물론 중국의 대표가 미국 대중들에게 공개되었던 것이다. 워홀 또한 그 화면을 보고 즉각 작품을 준비했다.
BBC에 따르면, 워홀의 마오쩌둥 그림은 1966년 출판된‘마오쩌둥 어록집’«붉은 책(Little Red Book)» 표지에 나온 사진을 소재로 제작한 것이다. 마오쩌둥 어록 «붉은 책(Little Red Book)» 은 중국에서 소형 책자로 수십억권이 발간돼 이 그림은 중국인들에게도 익숙하다.
워홀이 제작한 이 초상화는 20세기 가장 유명한 이미지중 하나다. 초상화는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와 캠벨 수프 통조림처럼, 중국 공산당 창시자인 마오쩌둥을 대중 예술을 통해 불멸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워홀의 마오쩌둥 초상화 시리즈는 199점의 비슷한 버전과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이는 1960년대 먼로와 엘비스 프래슬리 초상화 초기 작품과 비슷하다. 작품의 의도가 마오 주석에 대한 존경심인지 조롱인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에선 해당 작품의 전시를 금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3년 중국 본토에서 열린 앤디 워홀의 순회 전시회에서 마오쩌둥을 소재로 한 작품 전시를 불허했다. 당시 300여점의 작품 가운데 마오쩌둥 시리즈의 그림 10점에 대해서 전시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이다. 중국에서 존경받는 마오쩌둥은 팝아트의 대담한 색 대조와는 이미지상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이 초상화의 이미지가 존중과 조롱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놓고 한창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당시 평론을 통해 «‘마오쩌둥 시리즈’그림은 중국 당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마오쩌둥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 며 워홀의 작품 가운데 마오가 화장을 한 것처럼 보이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투자자들은 서구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된다. 현재 중국인들은 세계 미술 구매자들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이번 홍콩 소더비 경매의 낙찰자가 아시아지역의 한 개인소장가로만 밝혀진 가운데, 중국 공산주의 지도자 초상화가 세계 자본시장의 작용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갔을지도 모른다는 예측을 해볼만 하다.
< 파리광장 / 현 경, dongsimijs@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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