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마크 로스코 (Mark Rothko,1903-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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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리광장편집부 작성일 23-01-14 01:17 조회 1,802 댓글 1본문
- « 회화란 경험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 »
Mark Rothko -
위로와 치유의 작가, 거대한 침묵의 그림들 앞에서 조용하고 관조적인 교감의 경험을 가능케 한 혁명적인 작가 : « 작품에는 어떤 설명을 달아서도 안 된다. 그것이야 말로 관객의 정신을 마비시킬 뿐이다. 내 작품 앞에서 해야할 일은 침묵이다 ».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1903년 러시아 출생의 미국 추상표현주의 미술 ‘색면 추상’의 선구자이자, 평면회화의 혁명가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본명은 마르쿠스 로스코비츠, Marcus Rothkowitz. 1913년 가족이 모두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이민을 왔다. 유럽에서 나치의 영향력이 커지자 로스코는 1938년 미국 시민권을 얻어 법적으로 미국인이 되었다. 1940년에 이름도 마크 로스코(Mark Rothko)로 개명했다. 로스코는 현대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이자,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은 거대한 캔버스에 스며든 모호한 경계의 색채 덩어리와 극도로 절제된 이미지를 통해 캔버스의 한계를 넘어서며, 우주적 확장성과 이것이 불러일으키는 숭고함, 내적 감흥과 감동 등 벅찬 감정적 유대를 유발시킨다
이렇게 로스코의 거대한 작품은 분명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그 스스로는 늘상 추상화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1957년 한 인터뷰에서 감정적 교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 « 나는 색채나 형태나 그 밖의 다른 것들의 관계에는 관심이 없다. 내 관심은 오로지 비극, 황홀경, 운명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내 그림을 대할때 무너져 울음을 터뜨린다는 사실은 내가 인간의 기본 감정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 그림 앞에서 우는 사람은 내가 그것을 그릴 때 경험한 것과 똑같은 (일종의) 종교적 경험을 하는 것이다.»
그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작품과 교감하기를 원했고, 자신의 그림들과 마주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근원적 감정을 만나 기꺼이 눈물을 흘리는 감동과 치유 그리고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는 또한 자신의 작품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으며, 작품 스스로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사진 1은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로스코 채플(Rothko Chapel) 내부 전경 : 1970 - 1971년에 세워진 로스코 채플은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든 들어와서 그림을 보고, 스스로 깊은 내면의 공간 속에 빠져 들어 치유와 위로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장소이다. 종파를 초월한 모든 종교를 위한 일종의 성소로서, 팔각형의 공간에 로스코의 검은 어두운 색의 작품 14점이 걸려 있다. 로스코가 거의 말년에 이르러 제작한 작품들이다.
로스코는 1921년 예일대학교에 입학했으나, 3년 만에 학업을 그만두고 뉴욕 아트스튜던츠 리그에서 회화 수업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년 만에 페기 구겐하임(Marguerite Guggenheim)의 후원을 받으면서 화가로서 이름을 알린다. 1940년대 후반 자신만의 사각형 색면회화를 선보이기 시작, 5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미국 대표 작가 중 한명으로 참가한다. 1960년에는 뉴욕 근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며 당대 최고의 작가로 부상했다. 그러나, 로스코는 이러한 자신의 사회적 명성을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자신의 미술적 진보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지 않았는지에 대해 끊임 없이 반문하며 두려워했다. 또한 예술이 자본의 논리에 종속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극도로 불편해했다고 전해진다. 1964년 이후 로스코는 주로 어두운 색이 지배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말기 작품에서는 단 하나의 수평선으로 화면이 양분되는 등 구성이 더욱 단조로워지고 무거움과 우울함의 정조가 짙게 드리워졌다. 결국 그는 우울증과 건강의 악화로 1970년 2월 25일 뉴욕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 파리광장 / 현 경, dongsimijs@gmail.com >
금호님의 댓글
금호 작성일너무 사랑하는 화가. 글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