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패션 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 (Sonia Rykiel) 타계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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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리광장편집부 작성일 23-01-12 23:28 조회 2,191 댓글 0본문
소니아 리키엘(Sonia Rykiel,1930-2106), 프랑스의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생전‘니트의 여왕',‘불경한 프렌치시크의 대명사’,‘여성 해방의 상징’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붙었던 패션계의 거장이다. 그가 지난 25일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그는 1997년 파킨슨(Parkinson) 병을 진단 받고, 이후 약 15년 가량 외부에 알리지 않은채 투병해오다, 지난 2012년 출간한 그의 책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투병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강렬한 색의 줄무늬 니트가 그의 패션 트레이드 마크로 빨강과 검정을 디자인에 주로 사용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여년 전인 1963년, 상류층의 고급 의류만이 잡지 표지를 장식하던 시절, 몸에 꼭맞는 니트‘푸어 보이 스웨터(Poor Boy Sweater)’를 제작, 당시 19세였던 배우 프랑스와즈 아르디(Françoise Hardy)가 입고 패션 잡지‘엘르(ELLE)’12월 표지에 실려 당시 패션계뿐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기며, 강렬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사실상, 당시 리키엘이 내놓은 스트라이프 니트는‘최초의 디자인’으로 평가되며, 까뜨린 드뇌브, 작끌리느 오나시스, 로렌 바콜 등 당대 유명인들이 앞다투어 리키엘의 의류를 구입했다. 그의 이러한 실용적이면서도 섹시함이 자연스럽게 강조된 스웨터는 특히1960-70년대 여성들을 답답한 수트에서‘해방시켰다’는 평이다.
소니아 리키엘은 1930년 파리 근교에서 루마니아 아버지와 러시아 어머니를 둔 부유한 가정에서 5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18세 경인 1948년 파리 옷가게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정식으로 패션을 공부한 적은 없다.
1954년 옷가게 주인이었던 샘 리키엘(Sam Rykiel)과 결혼해 두명의 자녀를 두었다. 결혼 후 딸을 임신한 리키엘은 본인을 위해 착용감 좋고 편안하며 부드러운 옷을 찾다가 자신이 직접 스웨터를 만들면서 패션디자이너로 데뷔하게 된다.
1962년 남편과 함께 운영한 옷가게에서 몸에 꼭 맞는 스웨터인 ‘푸어 보이 스웨터(Poor Boy Sweater)’를 선보였으나, 사람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 패션잡지 ‘엘르(ELLE)’표지에 실리면서 불과 몇달 뒤 리키엘은 ‘스웨터의 여왕(la reine du tricot)’으로 등극한다.
이후 영화배우 브리지트 바르도, 가수 실비 바르탕 등 유명인이 그의 스웨터를 입고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큰 명성을 얻게된다. 특히,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여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그의 옷가게를 직접 찾아와 여러 벌의 스웨터를 구입, 즐겨 입으면서 더욱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리키엘은 이혼후, 1968년 5월 자신의 이름을 건 고유 브랜드‘소니아 리키엘’을 출시한다. 이곳에서 그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했던 임신부를 위한 실용적이며 편안한 옷을 판매한다. 스웨터에는 « Heureuse »(행복), « Sensuelle » (감각적), « Mode »(패션), « Lui » (그에게)… 등의 단어들을 써넣었다. 그리고, 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패션디자이너로 자리매김 한다. 1968년은 프랑스 학생과 노동자들의 사회변혁 운동이 일어나던 해(68혁명)이다. 당시 리키엘은 혁명 정신을 디자인에 담으면서 크나큰 인기를 끌었다. 고가의 절제된 여성복이 주류였던 당시 패션계에 그는 봉제선이 바깥으로 드러난 옷이나 초미니 스커트 등 통념을 깨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는‘여성 해방’이라는 시대 조류와도 맞아 떨어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이러한‘여성 해방’의 조류를 타고 프랑스 패션을 전 세계에 전파한 공로로 리키엘은 2009년 최고 영예로 불리는 레종 되뇌르(Légion d’Honneur) 훈장을, 2012년에는 프랑스 예술문화 훈장(Commandeu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을 받았다.
수십년간 파리 패션을 대표한 '소니아 리키엘'은 이후 딸 나탈리(Nathalie)가 모델과 비즈니스 전면에 투입됐다. 소니아 리키엘은 프랑스 가족 기업으로 유명세를 이었지만, 2012년 홍콩 투자회사에 매각됐다.
< 파리광장 / 현 경, dongsimijs@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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