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랑스, 테러로 인해 현행법 수정 놓고 여야 대립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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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리광장편집부 작성일 23-01-12 06:40 조회 2,406 댓글 0본문
2015년 1월 « 샤를리 엡도 » 총격 테러를 시작으로 지난 달 생테티엔뒤루부레(Saint-Étienne-du-Rouvray) 성당 테러에 이르기까지, 최근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8개월동안 프랑스에서 테러로 인해 사망한 사람만 2백명이 넘는 상황. 사태가 이렇게 되자, 대테러 정책에 관한 프랑스 지도부들간의 논쟁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법적인 측면에서 행정부와 반대파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르몽드에 의하면 이슬람국가(l’État islamique)에 맞서기 위하여 법적인 장치를 강화해야 하는가? 프랑스 헌법을 수정해야 하는가? 즉 자국민의 효율적인 보호를 위해서 자유를 제한하고 ‘법치국가’의 정신을 타협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이 쟁점의 핵심이다.
우선,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은 바로 현재 프랑스의 제 1야당인 공화당(Les Républicains)의 당 대표이자 전대통령인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다. 그는 생테티엔뒤루부레 성당 테러 직후 “언제 끝날 지 모르는 특수 상황 가운데서 기존 시스템에만 머무를 수 없다”면서 극단주의자들에게 전자발찌를 채워 자택에서 24시간 감시하거나 기관에 계속 감금하는 것을 제안했다.
사르코지를 포함한 우파 인사들은 또한 이중처벌(double peine)의 강화를 주장한다. 이중처벌은 피고인을 동일한 범죄로 두 번 기소하는 것인데 현재 유럽인권보호조약(Convention européenne des droits de l’homme)은 이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정치계 인사들은 현행법 유지에 오히려 찬성한다. 까즈너브(B. Cazeneuve) 내무부장관은 “(우파 인사들의) 이런 주장은 ‘법치국가’에 위배되며 대테러전쟁의 측면에서 볼 때도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사회당(Parti socialiste)의 원내 대표를 맡고 있는 브뤼노 르루(Bruno Le Roux)도 “(프랑스) 헌법은 프랑스 내에서 공적 자유를 보장한다”며 “증거 없이는 아무도 감금할 수 없다.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총리 마뉘엘 발스(Manuel Valls)도 같은 의견이다.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발스 총리는 니콜라스 사르코지의 제안을 거절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효율성을 강화시키는 방안이라면 무엇이든지 고려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절대 넘어서는 안 될 선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법치국가’라는 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을 기관에 감금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허용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효과적인 방법도 아니라고 봅니다. 현 정부는 프랑스식 관타나모*를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마뉘엘 발스는 테러에 맞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2012년부터 실행중인 “양 기둥(les deux piliers)” 정책에 대해 다시금 언급했다. 양 기둥 정책이란 공공안전과 사회문제, 이 두 가지에 주안점을 둔 대테러 정책이다. 발스 총리는 테러리스트들의 프로필을 보면 많은 경우 “가난, 소외, 사회적 절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 정부는 테러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사회의 해체된 관계를 다시 형성하고, 집단주의자 혹은 극단주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틈을 메워야 합니다.”
그는 사회적 불평등, 실업, 소외, 차별 등의 문제에 힘쓰는 현 정부의 노력에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런 정책들이 결국에는 효과적인 테러 방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법치국가와 국가 안전 강화.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프랑스 정부는 현행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프랑스 정부의 결정이 현재 프랑스가 처해있는 상황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관타나모 : 쿠바 남동부의 도시로 미국의 해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곳. 과거 미국의 부시 정권은 이곳에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체포한 테러조직 관련 인물들을 수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리광장 / 김연수 rachelle.kim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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