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세기만에 프랑스 국립 도서관서 모습 드러낸 ‘직지 JIK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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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재청과 프랑스 국립 도서관 업무 협약 체결
한국 전시 계획은 아직 없어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 인쇄본인 ‘직지’가 50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직지는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 한국관에서 전시, 1972년 세계 도서의 해 전시, 1973년 프랑스 국립 도서관 ‘동양의 보물’이라는 이름의 전시 이후 처음이다.
4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프랑스 국립 도서관은 ‘인쇄하다 구텐베르그의 유럽Imprimer ! L’Europe de Gutenberg’이라는 전시를 개최하면서, 구텐베르그 인쇄술 보다 78년 앞서 간행된 ‘직지’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우리 인쇄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이 50년 만에 관람객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직지 Jikji’는 고려시대 승려인 백운 경한(1298∼1374) 스님이 역대 여러 부처와 고승의 대화, 편지 등에서 중요한 내용을 뽑아 엮은 책으로 1377년(고려 우왕 3년)에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상 하권으로 간행됐다. 직지의 정확한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다. 현재 상권은 찾을 수 없고, 하권만이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있다.
그럼 왜 우리의 직지를 프랑스가 가지고 있고, 그리고 어떻게 발견되어 오늘까지 이어져 왔는지 알아 보자면, 직지는1886년 초대 주한프랑스 공사로 부임한 콜랭 드 플랑시(1853∼1922)가 1880~1890년 사이에 국내에서 구매해 프랑스로 가져갔다. 1911년 파리 경매장에 나온 것을 골동품 수집상 앙리 베베르가 180프랑을 주고 산 뒤 195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박병선(1928-2011) 박사에 의해 직지의 존재 밝혀져
1900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플랑시 씨는 한국관에서 직지를 전시한 이후 그 존재는 프랑스에서 잊혀졌다. 그럼 어떻게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지 ? 1967년 박병선 씨는 프랑스로 유학을 오게 된다. 한국을 떠나기 전, 스승의 당부가 프랑스가 가져간 우리의 문화 유산들을 찾아봐 달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프랑스 국립 도서관 사서로 취직을 한다. 1972년 그녀는 유네스코가 후원하는 국제 도서 전시회에 전시할 책을 고르다가 우연히 서고 한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끼여 있던 『직지심체요절』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오랜 연구를 거듭한 끝에 이 책이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보다 앞선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로 인쇄된 책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물이라는 사실은 1972년 고 박병선 박사에 의해 밝혀졌다. 이로써 그녀는 ‘직지대모’로 불리게 된다.
직지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우리나라 문화재청이 직지 반환을 위해 영구 임대 방식 등을 제안했지만, 프랑스는 약탈·도난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반환을 거부했다. 도난·약탈 문화재는 반출 경위가 확인될 경우 본국에 되돌려주는 것이 국제법 상의 관례다.
또한 국내에서는 직지의 한국 전시를 위해 프랑스에 여러차례 요청했지만 매번 무산됐다. 2011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한 황희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프랑스 정부에 직지의 한국 전시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앞서 청주시도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에 직지 원본 전시를 목적으로 여러차례 대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프랑스 측은 직지를 대여할 경우 한국에서 압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 속에서 반세기만에 우리의 ‘직지’가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국립 도서관의 희귀 도서 담당 큐레이터, 나탈리 쿠아이 Nathalie Coilly 씨와 인쇄, 사진 분야 큐레이터, 카롤린 브랑 Caroline Vrand씨의 공동 기획으로 개최되었다.
4월 11일 14시 30분, 화요일 대중에게 공개되기 전 한국 언론 매체들과 공동 기획자들간의 인터뷰가 있었다.
‘직지’는 투명관 안에 한 페이지가 펼쳐진 채 전시되어 있었고, 주위로 직지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한 페이지를 크게 출력한 화보가 벽에 세로로 걸려져 있었다.
직지가 전시되어 있는 곳에서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전시의 중심은 구텐베르그에게 있는데 어떤 의도로 직지를 보여주기로 했는가 라는 질문에, 프랑스에서는 구텐베르그가 인쇄술의 최초라고 알고 있는데, 이미 아시아에서 금속활자 인쇄본에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비교 차원에서 직지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한국 전시 계획에 대한 질문에 나탈리 쿠아이 씨는 도서관 관장인 로랑스 앙젤 씨가 답을 명확히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펼쳐진 페이지에 대한 질문에, 빨간색 표시가 가장 많이 있는 장이라고 하면서,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직지’ 보관에 대해서는 기온 및 습도를 감안하여 잘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16시 30분 부터 한국 문화재청과 프랑스 국립 도서관과의 업무 협약 체결이 있었다.
업무협약을 맺은 채수희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왼쪽), 로렌스 앙젤 (Laurence Engel) 프랑스국립도서관장 사진제공 : 한불 통신
문화재청에 따르면, 협약의 주요 내용은 특별전과 관련한 대중강연 개최, 전시 관련 이미지 제공 및 번역 지원, 향후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한 한국문화유산에 대한 학술조사나 연구추진상호 협력 등이다. 협약과 관련한 세부 업무는 문화재청 산하기관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맡는다고 한다. 앙젤 도서관장은 한국 전시 계획에 대해 "현재로선 더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Imprimer ! L’Europe de Gutenberg
전시 기간 : 4월 12일-7월 16일
전시 장소 : BNF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
Quai François Mauriac, 75706 Paris Cedex 13
화-토 10:00-19:00, 일 13:00-19:00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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